내가 경험한 인공지능 2편.




최근 몸이 좋지 않은 관계로

주말에 아무것도 안 하고 방에서 누워있으니 심심한 차에

밀린 글을 쓰려고 한다.


내가 처음 인공지능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14년에 한국과학기술원 대학원에

입학한 때였다.

카이스트에 인공지능을 다루는 과는 여럿 있는데 그 중 어떤 과에 들어가던 간에 

대학원 수업을 찾다 보면 결국 비슷한 수업에서 만나기 마련이다.


물론 나는 순수 인공지능 개론보다는 데이터 분석과 기계학습 관점에서 

인공지능을 얇게 다루는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 

전자과의 모 수업처럼 하드코어하게 인공신경망 공부를 하진 않았다.


데이터 분석을 전공하려는 사람의 커리큘럼 특성 상 결국 비슷한 

이야기들, 비슷한 내용들을 여러 수업에서 만날 수 밖에 없는데,

이는 주로 기본적인 통계학과 기초적인 데이터 핸들링 기법 등이고 

지식표현, 추론 등에서 시작해 유전 알고리즘 등 여러 인공지능 기법을 다루는 

수업은 오직 특정 수업에서만 다뤄졌다.


사실 인공지능이라고 배웠다고 하기는 좀 뭣한 게 나는 데이터마이닝 수업에서 인공신경망을

배웠고, 그라디언트를 계산해 델타값을 구하고 다음 루프의 그라디언트를 업데이트(그런 게 있다 아무튼..)하는 등의

수작업 등은 패턴인식 분야의 유명 교수님 세미나를 듣고 

혼자 독학으로 연습했었다. 뭐 그 때도 느낀 것이지만 난 결코 계산을 잘하는 머리는 아닌 것 같다.


유전 알고리즘, 의사결정나무, 랜덤포레스트, 회귀, 회귀트리, AR 시계열, MA 시계열 ARIMA, 시계열 패턴 마이닝, 

뉴럴네트워크, 딥네트워크, RNN, LSTM, CNN, SOM, etc.


뒤를 돌아보며 느껴지는 점은 이 모든 위대한 발견들은 연속적이라기 보다는 이산적이라는 점이다.

그 개발 과정은 마치 블럭쌓기를 보는 것 같았다.

물론 그렇지 않은 알고리즘, 거의 신내림 받은 듯한 수준의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알고리즘이나 방법론도 

몇 개 있었다.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

이산적인 과정을 통한 발견물이 신기 어린 아이디어를 필두로 한 발견물보다

훨씬 더 쉽고, 훨씬 더 유용하며, 훨씬 더 인정받았다는 점이다.

물론 이제는 뉴럴넷 패밀리가 세상을 정복하려고 하다 보니

구글, 페이스북 등 괴짜 집합소에서 참 희한하고 잘 이해도 안되는 성능 좋은 알고리즘을 

만들어 구현하다 보니, 교수님 말씀처럼 "소위 BreakThrough에 해당하는 기법은 대다수가 쉽고 심플하다"

라는 법칙도 이제 그 명을 다해가는 듯 하다.


내 삶 속에서는 이제 다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들이지만 

그래도 언젠가 이들을 공부하고 배우느라 끙끙거렸던 시간들, 메모들, 수식들, 코드들이 

내가 정말로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일이 더 가치 있게 빛나는 데 사용됐으면 좋겠다.


고민이다.

그렇게 되려면 번역은 그냥 부업이 되어야 할 텐데.

본업이 되어가고 있다.









덧글

  • 커부 2017/11/19 23:03 # 답글

    물론 저보다 많이 아시겠지만..인공지능은 조금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하나의 도구로 자리잡을 거라 생각해서 언젠가 사용되는 일이 있을거라 생각드네요 ㅎㅎ
댓글 입력 영역